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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4 부르고스 대학교 생활 후기🌏또 다른 일상 2024. 9. 15. 12:09
학교 가는 길
집에서 학교가는 경로는 세가지가 있다.
아래 경로는 3.3 km 위의 두 경로는 3km 미만이다. 시간도 당연히 아래 경로가 더 오래걸린다.
위의 두 경로는 시내 강가를 따라 가는 길이기에 길도 초록초록하니 이쁘고, 눈도 즐겁다.
가장 아래 경로는 차도를 끼고 걷는 길이라 볼 것도 없고 여름엔 해를 피할 수가 없는 지루한 길이다. (내가 알고 있기론 이길로 산티아고 순례자들이 걸어서 부르고스 들어온다)
이 세가지 경로 중 내 통학길은 놀랍게도 맨 아래 경로이다. ㅋㅋㅋㅋㅋ
이유는.. 그냥 저 길이 뭔가 맘이 더 평온해진다. 비록 차도 옆이지만 한적한 느낌이 많아서 그런지 걷고 있으면 나 혼자 주인공된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위의 경로로 다닌적도 몇번있다. 길은 확실히 위의 두 경로가 이쁘다.이게 보이기에는 이래도, 실제로는 차도 거의 안다니고, 이렇게 걷다보면 멋진 주택들도 볼 수 있어 재밌고 한적하고 기분 좋고 그렇다.
무궁화도 봤었음. 물론 어디에서나 필 수 있는 꽃이겠지만, 무궁화를 스페인에서 보니 너무 반가운거 아니겠나
스페인과 나는 정말 뭐가 있나보다.ㅇ.ㅇ 라는 이상한 자기 망상에 빠지게 해준 스페인산 무궁화내가 들은 수업
아 수강신청도 정말 고민 많이 했었다. 내가 스페인어를 잘 못하다보니 들을 수 있는 수업이 한정되어 있었다.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 중 내 전공을 좀 살릴 수 있는 수업을 골라서 수강신청했다.
월 공강 만든다고 애 좀 썼다 ㅋ 금요일은 오전에 수업 하나 들으러 와야하지만 그래도 수업 끝나고 바로 여행가면 되니까 나름 성공적인 시간표였다.Marketing
수업 내용은 그리 어렵진 않았다. 과제가 좀 많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팀플도 했었는데, 스페인 여학생 두 명과 같은 팀이었다. 근데 한명은 중간에 드랍해버리고 한명은 참여를 잘 안해서 내가 거의 다 했던 기억이 난다.
역시 국적이 달라도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똑같다 ㅋ 한국 팀플에서 경험했던걸 여기서도 경험하네
시험도 뭐.. 그냥 배운 내용에서 나왔던거 같은데 내가 공부를 지지리 안해서 커트라인만 넘겼던 걸로 기억한다.
Espanol
교환학생들을 위한 스페인어 강의를 들었다. 한국인이 많긴 했지만, 프랑스인 모로코인 등 다른 국적의 교환학생들도 있었다.
스페인어 수업의 경우 여름방학 2주 동안 기초 스페인어를 듣고 개강 후 한 학기 동안 실용 스페인어를 배웠었다.
스페인어 수업이 제일 재밌었다. 교수님도 좋았고, 수업 내용도 알차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스페인어를 너무 좋아했다.
스페인어 정말 매력있는 언어이다.Turismo Ingles
이거는 관광영어 수업인데, 교수님이 중국인이셨다. 같은 아시아인이어서 그런지 영어를 굉장히 잘하셨다. (사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다른 교수님들은 스페인 억양이 섞인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절반은 못알아 듣는다 )
이 수업도 난이도 높지 않고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었다.
마지막에 수행평가로 각자 컨셉을 정해서 자신만의 관광 테마를 소개하는 발표를 했다.
나는 영화, 드라마 덕후였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촬영된 장소를 소개하는 컨셉으로 발표를 했다.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즐거웠고 발표를 할 때도 안떨고 잘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고 잘 알고 있는걸 해야 즐겁나보다.
이때 발표자료 나름 깔롱깔쌈하게 잘 만들었었다.
이때 실제로 내가 다녀온 촬영 장소도 같이 소개해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왕좌의 게임 촬영 배경지인 가스텔루가체 라는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곳으로 여기 다녀온 후기는 나중에 따로 쓰겠다.
시험도 쉽게 내주셔서 수강했던 전체 과목 중 가장 높은 점수 받았다 ㅋㅎFinancial Economics
처음에는 재정관련 수업인가 했는데, 투자관리 수업이었다. 기술적 분석 및 투자 방법론에 대한 학습을 했다.
이게 영어 수업이긴 했는데, 교수님이 스페인 사람이다보니... 정말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를 구사하셨다 ㅋㅋ 덕분에 내 리스닝 능력은 많이 좋아진듯. 이제 어떤 영어를 들어도 다 알아들을 수 있어!
다른 수업들에 비해 수강한 학생 수가 상당히 많았다. 인기가 많은 수업인듯 했다. 동일한 강의가 스페인 원어로도 있는걸 보니 인기 강의가 틀림없다.
이 수업은 정말 난이도가 높았다. 투자론을 제대로 공부해본 적이 없는데다가 엑셀도 잘 몰랐던 나는 수업 따라가기가 많이 벅찼던 기억이 난다.
또 한 학기 동안 팀을 짜서 직접 모의투자를 하는 수행평가를 진행했는데, 천사같은 스페인 친구 두명이 나랑 같이 팀을 해줬다. 여자 한명 남자 한명이었는데 착하고, 똑똑한 친구들이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도서관에 모여서 자료 조사를 하고 어디 투자할지 정하고, 투자 성과를 기록하고 그랬다. 사실 나는 자잘한 자료조사나 취합만 했다. 이 친구들은 이미 투자 쪽에 아는게 상당히 많았다보니 내 수준으로는 큰 도움을 주기가 어려웠다..ㅠ
무임승차는 죽어도 싫어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노력 했었는데, 그 친구들이 이런 내 마음을 알아줘서 쉬운 일 위주로 배분해줬다. 그대들은 진정한 날개없는 천사.. 방과 후에 같이 저녁먹고 놀기도 했었는데.. 내 짧은 스페인어 실력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하ㅠ학기 말에 최종 수익률을 기준으로 15위 안에 든 팀은 성적에 + 가점을 준다.
우리팀 INVESTELLAR 는 자랑스럽게 14위를 했다. (팀이름 내가 정했다.) 수행평가 가점 못받았으면(기말 시험 ㄹㅈㄷ 어려웠다) 이 수업 패스 못할 뻔 했는데, 날 구원해준 우리 팀원들 지금 행복하고 즐겁고 건강하게 잘 살고 있을거라 믿는다. 아직도 고맙네Bolsa de Madrid 견학
Financial Economics 수업에서 Bolsa de Madrid 견학을 다녀왔다. 직역하면 마드리드의 가방 ? 인데, 증권거래소이다. 우리나라로치면 한국거래소.
아침 일찍 부르고스 광장에 모여서 다같이 버스를 타고 마드리드로 이동했다.
울 수업 교수님이 스페인어를 잘 모르는 날 위해 내 옆에 따라다니면서 영어로 번역해서 설명해주셨다. 정말 정말 정말 감사했지만, 제 막귀는 교수님의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오오오오 너무 신기하지 않나. 한국 증시가 KOSPI라면 스페인 증시는 IBEX 이다.
장 시간임에도 건물 내에는 직원들이 거의 안보였다. 실제 업무를 하는 장소는 따로 있나보다.컴퓨터실에 가서 직접 매매 주문을 넣는 실습을 해봤다. 물론 모의투자이다. 호호 너무 설레던 순간..
견학 다녀오고 난 후 얼마 뒤에 같이 다녀온 중국인 친구가 보내준 사진.
부르고스는 매주 주간지가 나오는데 거기에 우리가 실렸단다!! 이런것도 챙겨주는 부르고스 커뮤니티 너무 스윗하고 감사하고 그럽니다.
내가 어딧는지는 굳이 말안해도 사진 속 아시아인 여학생은 나 하나임으로 찾기 쉬움대학교 일상
강의실은 이렇게 생겼다. 한국이랑 큰 차이 없어보인다.
점심은 대부분 집에서 샌드위치를 싸왔는데, 가끔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친구들이랑 사먹기도 함
사진으로 봐서는 좀 부실해보이지만 실제로도 부실함공강일 때는 도서관 1층의 로비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었다.
책이라 해봤자 만화책 ㅋ 아 만화책은 왜케 재밌을까... 스페인어 공부하겠다는 명목하에 거기있던 만화책 다 읽은 듯ㅋㅋ
학교에서 친해진 미국 친구가 자신의 중국인 친구들과 볼링 치자해서 인생 첫 볼링도 쳐봄-----
수업 가는 중에 친구가 건물에서 찍어준 사진 ㅎ
분명 학기 시작할땐 더워서 얇게 입고 다녔는데, 어느덧 종강이 다가오고 날이 추워져 있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마지막 기말고사를 치고 나오면서 찍은 부르고스 대학교
이 때가 부르고스 대학교 찐 마지막날이어서 기분이 싱숭생숭 꾸리꾸리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 적응한다고 스트레스도 조금 받았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잊지 못할 경험도 했다.
즐거웠다 정말
살면서 해외경험을 할 기회는 많겠지만, 해외 대학교를 다녀볼 기회는 이때 뿐 아닐까.
남들은 교환학생 가면 논다고 몇학점 안듣고 온다는데 나는 무려 20학점 듣고왔다 ㅋ물론 놀러다니는 것도 좋지만 대학교를 경험해볼 기회는 정말 흔치 않으니 대학 생활도 열심히 해보자는 나의 전략이었.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국 돌아와서 졸업 학점 채울 걱정안해도 되니 얼마나 스마트한 전략인가.
부르고스 대학교를 한 학기동안 다닐 수 있어 행복하고 즐거웠다.
마지막 사진은 내가 애정하는 통학길에서 찍은 사진.
개강할때는 여름이었는데, 어느덧 낙엽이 지고 앙상해진 나무를 보니 기분이 참 미묘했더라지'🌏또 다른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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